비행기 탔어요/India2006. 10. 14. 03:57
darjeeling : 다즐링으로 가는길은 너무해~

지금 쓰는 이야기는... 내 여행의 가장 험난했던 구간이다.  흑흑...
아주 아주 길어질거다.. 그치만.. 내 고생을 생각하며 끝까지 읽어줘야 한다. ㅡㅜ

바라나시에서 다즐링으로 가는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기차는 매주 2회밖에 없었는데, 하루라도 빨리 바라나시를 뜨고싶었던 나는 기차를 갈아타고서라도 다즐링으로 가길 원했고, 고자매가 꼴까타로 가는날에 맞춰 나도 다즐링으로 향했다.

1) 바라나시 -> 파트나  (기차 6시간)
2) 파트나  (기차 웨이팅 4시간)
3) 파트나 -> 뉴잘패구리  ( 기차 12시간)
4) 뉴잘패구리 -> 다즐링  (짚차 4시간)   

연착 없이 계획대로 간다고 해도 26시간이 걸리는 멀고 험한 길이다.

1) 바라나시 -> 파트나 구간
라가까페에서 산 도시락들 들고 바라나시 기차역으로 왔다. 언니는 5시, 나는 3시반 기차였다.
기차가 일찍 왔길래 자리 확인차 들어갔더니... 중고생쯤으로 보이는 놈팽이들 열댓명이 자리에도 안앉고 복도에 주욱 서서는 날 보자 마자 "코레안~~ 제패니즈~~ 곤니찌와~~~ 할로~~~" 난리가 났다.
어린것들이었지만, 혼자라는 공포와 쪽수에서 밀린 나는 자리 확인도 못하고 냉큼 내려 언니에게 갔다..
"언니... 놈팽이들이 우글거려.. 어떻게 해.. 흑흑... "
"괜찮을거야... 조심히 가... 기차 출발하기 전에 얼른 타... 가서 메일 보내... "
이렇게 우린 천리 만리 떨어지는 커플들 마냥 안타까운 이별을 하고 다시 기차로 올라탔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인도 승무원. 키는 좀 작았지만 반듯하게 생긴 승무원이 날 기다렸다가 내자리를 안내해 준다. 니 자리는 4번이야. 바로 옆에 있어... 아.. 땡큐 땡큐... 하며 자리를 찾아갔다.
이 기차는 2AC 라서 2층 침대칸. 위층에서도 허리펴고 앉을수 있어 좋고, 블럭마다 커튼이 쳐저 있어서 그 놈팽이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못쳐다 봐서 좋다. ^^

일단 내 블럭의 멤버는 아주 대만족이었다. 내 아랫칸에는 영문판 비지니스 이코노미 같은걸 읽고 있는 젠틀한 인도청년이었고 맞은편엔 두 형제를 둔 일가족이었다. 그 형제들은 위칸에 탔는데 그중 초등학생쯤 되보이는 작은 아이는 내가 신기했는지 내가 머만 하면 쳐다보면서 방긋 웃어준다. 나도 방긋 웃어준다. 히히
저녁 6시쯤... 기차 직원이랑 이야기 하던 젠틀한 인도청년이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건다.
영어할줄 알아?  응? 아주 쪼금... 지금 저녁 주문하는 시간이야.. 머 먹을테야??? 아.. 난 도시락 있어.. 고마워...
자식.. 젠들하다. 힌두어로 주문받으니 난 못알아 듣는데.. 친절하게 배려해준다.

파트나 도착 예정시간은 8시 40분이었는데 중간에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9시에 도착한단다.
기차에서 맞은편 아이들과 방긋웃음놀이 몇번 하다보니 훌쩍 6시간이 흘렀다. 히한한게, 한국에서는 1시간 거리도 너무 오래 걸리는데 여기서 6시간은 껌이다. 인도에 가면 인도시간에 몸이 맞춰지나보다.
어쨋든... 8시 30분경 기차가 서려고 하는지 천천히 가기 시작한다. 역시 방송을 안해주는 관계로 같은 블럭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여기가 파트나 역이야? 아니야... 파트나는 아직 한시간이나 가야돼.. 중간에 연착됐거든...  아.. 그래??? 고마워.. 방긋~
방긋 놀이 몇번 하다가 혹.시.나 해서 승무원에게 물어보러 갔다. 파트나는 언제 도착해? 여기가 파트나야...

헉....... 기차는 벌써 섰는데...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내자리로 얼른 뛰어가 칭칭 감아놓은 쇠사슬을 풀기 시작했다. 같은 블럭 사람들은 눈이 똥그래졌다.
너 모하는거야??? 여기 파트나 아니라니깐... 그치만 그사람이 여기가 파트나라 그랫는걸???
그사람이 누군데???  (갑자기 승무원이 영어로 뭔지 생각이 도저히 안난다.. ) 응??? 몰라.. 그사람이 그랬어...
너무 살이 떨리고 긴장해서 쇠사슬도 안풀어진다. 중간에 열쇠도 놓쳐서 두번째 열쇠 찾아서 열고...
겨우 겨우 짐을 풀었는데 그 와중에 그 역에서 물건 파는 아이가 기차에 탓고 그 사람들이 아이에게 물어봤나보다.
여기가 파트나역 맞대.. 얼른 내려!!!!!!!!!!!!   (이사람들이... 병주고 약주나.. 하하)
응????? 알았어.. 고마워... 여행 즐겁게 해...
무슨정신으로 내렸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무사히 내렸다.


2) 파트나  웨이팅 구간
이제부터 여기서 4시간동안 기다려야 한다. 해진후 기차역 밖으로 나가는건 금물이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웨이팅 룸으로 달린다. 2층으로 올라가니 웬 접수대 같은게 보인다.
웨이팅룸은 어디야??? 여긴 그런거 없어...  엥??? 저기 보드에 써있잖아.. 저긴 어딘데???
너 기차 등급이 뭐야? 나 1등석이야 (당당!!)..... 그럼 절루 가...

가라는데로 가보니 레이디스 웨이팅룸이 있다. 들어갈려는데 지키는 할머니가 내표를 보재서 보여드렸더니 안된단다. 본인이 적으시는 장부는 오늘 장부인데 내 표는 내일 새벽이라서(01:10) 난 들어갈수가 없단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시는 할머니.. 이때부터 한국말로 나의 애걸복걸 시작.
"할머니.. 저 들어가야 되거든요... 표 보세요... 오늘 밤 12시나 내일 새벽 1시나 머가 달라요.. 밖에서 어떻게 4시간이나 기달려요... 저 무서워서 밖에선 못기달려요.. 들여보내 주세요... 네????? 저 꼭 들어가야 된단 말이에요.. ㅡㅜ"
내 한국말 사정이 통했나보다. 불쌍한듯 바라보시더니... 들어가라신다. 히힛... ^^

막상 들어온 여성용 웨이팅룸... 더욱 난감... 웬만한 학교교실 4개는 붙여놓은것 만치 큰 방에... 나.혼.자!!
아니다.. 잘 살펴보니.. 저 구석탱이에... 어인 할머니가 거적데기 깔고 주무신다. (차라리 아무도 없는게 낫다. 더 무섭다.)
이씨... 아무도 없는데 왜 못들어가게해!!! 게다가 저기 저 거적데기 깔고 주무시는 저 할머니는 뭐야.. 1등석 전용 웨이팅룸 맞아??? 불안 초초...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잠시 기다리는 사이... 두 가족이 들어온다. 양쪽다 딸들이 최소 6명씩 이상은 되어 보이는 딸부잣집... 아빠가 와서 밥상 차려주고... 이불깔아주고... 두시간여를 함께 보내더라.
11시쯤 되었을까.. 갑자기 사람들이 내 주위에서 웅성 웅성 거리며 힌두말라 떠들기 시작한다.
앉으랬다가.. 일어나랬다가.. 짐 싸랬다가 기다리랬다가.. 어쩌라는겨... 자기들끼리 한참을 떠들다가..
내 기차 이름을 말해주니 웨이팅룸을 지키는 할머니 왈... 기다려... 바깥 문은 잠글건데, 니 기차 1시 10분이지? 내가 한시에 데리러 올께. 알았다고 끄덕끄덕 하긴 했는데 1시는 넘 늦어서 먼가 불안했던 나... 할머니가 문을 잠그는 와중에 문을 쾅쾅 두드려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 12시에 와주세요...
할머니는 한숨을 팍 쉬시더니 그럼 나오라시면서 옆방인 그냥 웨이팅룸에서 기다리라신다.
문이 잠겨서 밖에 못나오는것 보다는... 차라리 남자들 틈에서 기다리는게 낫다. 하하하
그러고는 아빠들은 다 일반 웨이팅룸으로 건너온후 여성용 웨이팅룸은 커다란 자물쇠로 잠가버린다. 겁나게 스리.. -.-

기다리는 동안 할일이 없었던 나는 신영언니가 사준 큐티책을 정독 했다. 밑줄 그어 가며 한글자 한글자 마음에 아로새겼다. 
처음 인도에 왔을때 고자매는 시편, 잠언으로 큐티를 했다.
"언니.. 난 시편이랑 잠언은 사실 좋은지 잘 모르겠더라.. 잠언은.. 맨날 졸아... "
"그럴수도 있긴 한데..... 지금 여기서 시편을 읽으니깐 다윗의 그 상황이 그대로 느껴져셔... 마음에 와 닿아.. "
라고 했던 언니... 사실 그땐.. 에에에 오바하긴~ 우리가 고생한게 뭐 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고, 물설고, 말 안통하는 생판 모르는 계획에도 없던 곳에 한밤중에 가 있으니 나야 말로 다윗의 곤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언니.. 미안해.. 언니 오바 아니었어... ^^;;;

아무튼, 정독 하던 큐티집에서 낯익은 이름 하나를 발견 했다. "비하리 주"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 비하리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죽여버리고, 죽지 않고 살아난 여자아이들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부모에게 감사하며 20살이 채 되기도 전인 어린나이에 결혼을 하여 평생 아이를 낳고 일을 하다가 죽는다고 한다. 그 가장 가난하다는 비하리의 주도가 이곳 파트나였다.
멀리서 읽는것과 현지에서 현지의 소식을 접하는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아... 내가 있는 이곳이... 그런곳이구나...
마음이 또 짠해졌다.

겁나고 무서워도 시간은 간다. 어느덧 12시 30분.
플랫폼도 확인해야 하고 짐싸들고 내려갔다. 저녁무렵의 파트나역은 그래도 사람많고 분주했는데... 이 한밤중의 파트나는.... 무서웠다. 하긴, 해떨어지면 인도는 어디나 무섭다. --;;
may i help you 부스에서 플랫폼을 확인하니 1번. 그래도 바뀔수 있으니 방송을 잘 들으란다.
아니나 달라!! 10분전에 플랫폼 바뀌는 이 황당한 기차는 뭐란 말인가!!!
그래도... 뉴잘패구리로 가는 기차도 무사히~ 잘 탔다. ^^


3) 파트나 -> 뉴잘패구리 구간
내 여행의 피곤함의 최 절정!! 약간의 연착으로 1시 30분쯤 타게된 기차는... 승무원 부터가 놈팽이였다.
보통 밤시간에 기차를 타면 시트와 담요, 베게를 세트로 이쁘게 가져다 준다.
이 놈팽이 승무원은 자다가 깼는지 귀찮은지 시트 따로, 이불따로, 베게따로 가져다 준다. 그것도 첨엔 시트만 주길래 담요는? 했더니 담요만 가져오고... 베게는? 했더니 그제서야 베게 가져다 준다. 놈팽아.. 그게 더 귀찮겠다.

한밤중에 누가 타서 뽀시락 거리니 시끄러웠는지 승객 몇이 깼는데, 내가 네팔사람인줄 안다. 지들끼리 네팔리 어쩌구 한다. 그래.. 차라리 그게 낫겠다.. 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불안해서 잠이 잘 안온다. ㅡㅜ

하루종일 피곤했는데도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히한한 기차다. 보통 다른기차에선 7-8시면 대부분 승객이 일어났는데 이 기차는 10시까지도 사람들이 자고 있다.
나도 잘려고 해봤으나 불안해서 잠은 안오고... 다들 자고 있어서 내려가 앉을수도 없어서 3층 젤 꼭대기 칸에서 할수있는 단 한가지.. 오로지 누워있기.. 를 했다. 허리 뿌러지는것 같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

10시쯤일까.. 11시쯤일까... 또다시 떼거지의 놈팽이들이 탓나보다. 들려오는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노래 틀어놓고 지들끼리 크게 떠들고... 시끄러워 죽겠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 인도인들이 심성이 고운가??

배가 고팠다. 전날 싸온 도시락은 냄새가 날까바(한국식 밑반찬이라.. ) 서너숟가락 밖에 먹지 못하고 남겨놨었다.
그걸 먹을려고 열었더니.. 인도의 더운날씨에... 갔다. --;;
쫄쫄 굶었다.
언젠가 점심 식사 주문을 받았나보다. 사람들이 밥을 먹는다. 쩝.. 나도 먹고싶은데...
주문을 힌두말로 받으니 난 저게 식사주문을 받는건지 지들끼리 대화를 하는건지 알수도 없었을뿐더러... 3층에서 시체놀이 중인 쬐까난 동양여자애의 존재를 아는 예의바른 승무원이나 젠틀한 청년은 이 기차에 없었다.
쫄쫄 굶다가 못참겠어서... 누군가 밥먹는걸 가리키며.. 영어로 중얼거렸다. " i need something to eat" 못알아 듣는다. 아.무.도 영어를 못한다. 방법이 없다. 바디랭귀지 시작... "먹을거... 나 배고파... 먹을거 줘.. 알았지??? " 끄덕 끄덕한다. 히히히.. 밥주나보다.

한시까지도 감감 무소식... 이씨.. 끄덕끄덕은 왜해!!
한시간만 참으면 내리니깐.. 내가 한번 봐준다. 흥!!! 
그러나... 나의 착각이었다. 인도기차는... always delay 다. -.-  앞으로도 8시간이나 더 나는 굶게 된다. -.-

여튼, 그 와중에 도저히 더이상은 시체놀이를 할수가 없어서 두리번 두리번 앉을만한 곳을 찾았는데 딱 한군데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냉큼 짐싸들고 빈자리에서 지친 허리를 펴고 잠시 쉬는중...
휴식도 잠시... 이자리는 아까 그 떠들던 놈팽이들 자리였던 것이다. 잠시 바깥으로 바람쐬러 갔었나보다.
그러다 보니... 나를 빙 둘러싸고 그 놈팽이들이 앉아있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헉... -.-
진퇴양난... 그렇다고 여기서 다시 짐싸들고 다른곳으로 갈수도 없었다. 인도사람들은 잠잘때가 아닌이상 누가 자기 자리에 앉아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정말 자기들이 포개져서 가면서도 나더러 비키란 말은 안한다.
그래도 시끄럽게 떠드는건 여전하다.
더 황당한건 어젯밤의 그 놈팽이 승무원도... 이 놈팽이들과 한패거리 였다. 승무원이 일은 안하고 여기 와서 잡지책보고 논다. 나원.. --;;

기차도 진짜 이상하다. 1등석 칸은 보통 조용하고 아무나 안타는데... 역에 설때마다 온갖 잡상인들이 다 타서는 물건을 팔고, 내가 해달라지도 않았는데 내 자리 청소하고는 동전 삥뜯고(것도 두번이나!!)...  거의 다 와서는 웬 게이같은 아줌마(혹은 아저씨??) 들이 타더니 내머리를 쓰윽 쓰다듬질 않나... 하여간 모든게 맘에 안드는 기차다.

여튼, 이 기차의 도착 예정시간은 2시. 놈팽 승무원에게 물어봤다.
뉴잘패구리에는 언제 도착하니? 2시. 알았어. 고마워..
2시쯤 되서 기차가 어느 플랫폼으로 들어선다... 근데... 뉴잘패구리가 아닌.. 다른 이름이 써있다.
놈팽이를 믿을수 없어서 한등급 높은 승무원에게 물어봤더니 4시에 도착한댄다. 으이그.. 누가 놈팽 아니랄까봐!!
(승무원들이 영어를 다 못해서.. 엄청 힘들게 알아냈다.. --;;)

밥도 못먹은채 꾸벅꾸벅 졸면서도 시간은 간다. 4시 조금 넘어서 기차가 어딘가로 들어선다.
뉴잘패구리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어서 승무원에게 갔는데... 여기가 맞다는건지, 다음역이라는건지 모르겠다.
할수없이.. 조금 비굴하지만, 놈팽 떼거지들에게 물어봤다. 여기가 맞다면서.. 자기들도 같이 내린다.
보통 인도 기차역은 딱 내리면 어디가 출구인지 알게 되어 있는데 여긴 도통 모르겠다. 와따리 가따리 헤메고 있는데 그 놈팽들이 저리로 지나친다. 바로 따라가긴 자존심 쫌 상하니깐 조금 시간을 때우다가 그들이 간 방향으로 나갔는데... 그 놈팽들이 내가 제대로 오는지를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확인하고서는 자기들 갈길 간다.
흠... 완전 놈팽이들은 아니었나부네? ㅎㅎㅎ

여기서는 짚차를 타야 다즐링으로 갈수 있었다. 내리자 마자 '다즐링~ 다즐링~' 하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수많은 짚차들이 있었는데... 아무거나 집어타기에는... 좀 무서웠으므로 기차역 근처에 있다는 짚 스탠드를 찾아보려했다.
근데 지도가 있나 뭐가 있나... 할수 없이 또 비굴모드... 놈팽들에게 물어봤다..
다즐링까지 갈려고 하는데.. 어떻게해야 할까?  머타고 갈건데?  짚차...  그럼 저사람을 따라가.. 응.. 고마워.. 잘가~
그래도 아는 얼굴이라고... 자꾸 자꾸 물어보게 되더라... 놈팽이라고 욕한거 미안... 그래도 기찻간에선 예의를 좀 지켜.. 알았지?


4) 뉴잘패구리 -> 다즐링 구간
뉴잘패구리에 도착한 시간은 4시 쯤... 다즐링까지는 4시간이 걸리니까 도착하면 깜깜할테고...
그럼 어디서 숙소 구하고 하는게 넘 무서울텐데... 그냥 하루 여기서 스테이 할까... 말까... 하고 있는데...
호객행위 하는 짚차 아저씨에 의해 정신 없이 짚차에 올라탔다.
다행히 겁나는 멤버는 아니었다. 앞자리엔 초 럭셔리 가족, 내 옆엔 목하 열애중이거나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커플.
차가 출발하려는 순간... 웬 뚱땡이 남자가 흥정을 한다... 허거덩...
우리 자리에는 20센치밖에 여유자리가 안남는데... 저 뚱땡이 아저씨 힙은... 몇센치일지 가늠하기도 힘든 사이즈...
나같으면 양심상 안탈텐데... 비집고 들어와 내 옆자리에 앉는다.
덕택에 나는 완전 비인간적인 자세로 구겨져서 4시간을 달려왔다.
2시간쯤 지나니 다리에 감각도 없다.

그러나... 이모든걸 용서할수있었던 이유는 한가지!!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낮은 경사의 능선을 타고 가는 사이 예쁜 초생달이 떠오르고... 하늘 가득 별이 총총...
히말라야 산맥 능선엔 그림엽서에나 나올만큼 예쁜 나무들이 쏙쏙...
산을 점점 올라갈수록 달과 별은 하늘위가 아닌, 내 옆에 있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너무 예쁜!!! 풍경이다.

30시간의 긴 여정, 35시간의 금식...

이 모든걸 충분히 보상해주는 다즐링에서의 보석같은 휴가가 시작된다.


(좀 많이 길지만... 꼭 다 읽어야 한다. 흑흑... 다 안읽고 스크롤 내린사람!! 다시 가서 찬찬히 읽어랏!! )
Posted by Esther
비행기 탔어요/India2006. 10. 14. 02:18
Sarnath : 불교 성지

사르나트는 바라나시에서 오토릭샤로 1시간정도 거리에 있다.
불교 4대성지중 하나라 길래 또 한번 가줘야지~ 하는 맘으로 갔다. 오우... 완전 후회막심!!!
그시간에 바라나시 가트변이나 한번 걸어볼걸...
인도가 아무래도 불교 국가가 아니다 보니 그런가부다..

여튼 사르나트는 부처님이 득도한후 최초로 설법한 곳이라고 한다.

다멕스투파 : 부처님의 첫 설법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탑이라고 추정을 하는데... 정확한 용도는 아직 모른다고 한다. 크긴 무지 크다.




보리수 나무. 이 보리수 나무는 부처가 처음으로 깨달음을 얻은 그 보리수나무와 같은 나무에서 가지를 잘라다가 이곳에 심어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깐 몇천년전의 그 보리수 나무... 인거다. 그래서 그런지 나무 주위로 주욱 부처상을 둘러놓았다.




부처의 최초 설법. 많은 불교국가를 위해서 각 나라 말로 번역되어 있었는데 우리나라 말도 하나 있네.. ㅎㅎ
반갑구만~ 반가워~~




불교국가인 티벳사람들이 기도문을 적어 놓은 것... 이런걸 다즐링에서도 봤다.




어느 일본인이 기증했다는 종...




가끔 불교를 가진 사람들이 이해안되는건... 어쨋건 부처도 사람인데... 사람이 득도해봐야... 그냥 득도한 사람일 뿐인데..
왜 사람을 신으로 받들고 기도할까...
하긴, 더 이해안가는건 코끼리, 원숭이, 소님까지 떠받드는 힌두교 이긴 하다. 하하..

뭐 대략 이정도고... 더이상 볼건 없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사르나트가 가장 좋았다니... 역시 취향은 제각각...

이제 내 여행도 끝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제부터 다즐링으로 향하는데... 그 길은 너무나 험하다... ㅠ.ㅠ
Posted by Esther
비행기 탔어요/India2006. 10. 14. 01:50
Varanasi : 역사보다...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도시

마크트웨인이 역사보다, 전통보다, 전설보다 오래된 도시라 칭했다는 바라나시.
바라나시를 보지 않았으면 인도를 못본것이요, 바라나시를 봤다면 인도를 본것이라는... 바라나시.
모든 힌두교인들이 사후 이곳에 화장되어지기를 원한다는 바라나시.

이 도시를 성스럽게 만든건 98%가 아마 강가(갠지스강의 힌두어표기) 일 것이다.
화장터에서는 밤새도록, 24시간 화장이 그치질 않고... 화장재료로 쓰일 나무를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의 시신은 일부만 태운채 강가로 보내지므로 온갖 부유물들이 떠다닌다. 때문에 강가에 사는 물고기들은.. 고래만하다네.. 잘먹어서.. -.-
(10세 미만의 아이들, 임산부, 사두들은 성스러운 존재이므로 화장도 하지 않은채 돌을 묶어 강가로 가라앉힌다 한다. )

나에겐, 가장 인도스럽다는 이 도시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다.
좁고 더럽고 복잡한 도로... 온갖 호객꾼들, 길을 가로막고 서있는 소님들...  이정도는 참아줄만 했다. 인도니까...

가장 힘들었던건...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정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올드델리에서도 보았던 모습이지만 깜깜한 밤에 보았기 때문에 그저 그들의 커다란 눈동자가 무서웠을 뿐인데...
대낮에 지켜보는 모습은 처참했다.
도저히 가슴이 너무 아파서 더이상 보고있을수 조차 없었다.
똑같은 생명으로 태어났는데... 어떤 이들은 너무나 좋은 자연환경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어떤이들은 비피할 곳 조차 없이 흙탕물속에서 살아가고...

감히... 저들도 행복할수 있다...  다른이의 행복을 나의 기준으로 마음껏 재단하지 말라는 교만어린 말은 하지 말길 바란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이 그들과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지 않는 한 그들도 더 좋은것, 더 편한것이 무엇인지 안다. 내가 목에 걸고 있는 비싼 카메라가 죄스러웠고, 비싼 비행기표 내고 이곳까지 와서 저들을 바라보는것 조차 미안했다. 내가 원한것은... 그저 그동네를 빨리 뜨고자 하는것 뿐이었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것은 아직 내그릇엔 너무나 감당하기 힘들었다.

힘들었던 그곳...   그래도 잊혀지기 전에 사진 올려본다.

숙소에서 바라본 강가. 왼쪽에 약간 뿌연것은 화장터에서 나는 연기다. 내가 있던 숙소가 화장터랑 아주 가까웠다.
화장은 24시간 계속된다더니 정말 밤새도록 불길이 솟아 올랐고 거리를 지나다니는 동안 많은 상여들을 보았다.



눈으로 보기에도 그리 깨끗해보이지 않는 곳에서 인도인들은 목욕을 하고 빨래도 한다.



강가 맞은편... 아무것도 없어보이는것이 오히려 더 신비스러워 보인다.
날이 맑을때면 멋진 일출을 볼수 있다던데 우리가 간날은 비가와서... 일출을 볼순 없었다. 젠장 일찍 일어났는뎅..



다사스와메드 가트의 아르띠뿌자 의식. 3-5명의 브라만 사제에 의해 거행되는 예배의식으로 매일저녁 6시 30분이 행해진다고 한다. 한시간여동안 계속되는 의식은 지금껏 인도에서는 느껴보지 못햇던 엄숙함과 장엄함을 느끼게 해줬다. 강가를 울려퍼지는 의식에 관란 음악과 기도문들...
사실 인도인들의 종교는 너무나 머랄까... 가볍고 그래보였는데 (인구가 10억인데, 힌두교 신이 4억7천명이래니... 안그럴수가 있나... ) 여기서는 아... 이곳이 정말 종교의 나라 맞구나... 싶었다.
잘 안보이겟지만, 사진 아래쪽쯤에 붉은 옷 입고 휏불 같은거 들고있는 사람들이 브라만 사제다.



디아. 소원을 빌어 강가에 띄워보내는 성구의 일종..  뿌자의식을 하는동안 이런것들을 팔러 인도 아이들이 배들을 마구 뛰어넘어 다닌다. 빠지믄 어쩔라고... 물고기도 크다는뎅... 겁도 없지.. -.-
아저씨가 해보자길래 그냥 하나 사서 그냥 띄워보냈다.



디아를 들고 있는 고자매... ^^




매일 저녁 숙소로 돌아오면 나는 가계부를 쓰고 언니는 일기를 쓴다. 사실 말이 일기지.. 거의 소설이다. 한시간씩 쓴다.
매일 매일 한거라고는 돌아다니고 밥먹고 음료수 먹고.. 덥다고 부채질 한것 뿐인데 머 그리 쓸 말이 많던지.. -.-




둘째날 아침에 다시 본 강가... 여전히 화장터 불길은 솟아 오른다. 화장터에서 사진촬영은 절대 금물!!




저기 보이는 작은 배들을 타고 강가 투어를 한다. 전날 밤 뿌자의식도 저 배를 타고 강위에서 보았다.
그리고 물속에 풍덩 빠져있는 저 유적지를 보라... 진짜 안타깝다.. 유적지 보호좀 하시라고요.. ㅡㅜ



바라나시 거리. 그래도 여긴 큰 도로다. 미로같은 도로는.. 저 길 너비의 1/4뿐이 안된다.
행여 소님이라도 앞에 계신다 치면.. 전진 불가, 오로지 후퇴만...
행여 소님이 앞뒤로 계시면? 진퇴양난... 기다리는 수밖에... ㅡㅜ



사르나트 가는길에 아침식사 대용으로 구입한 바나나 가게 아저씨.. 히히



흠... 바라나시의 공중화장실 정도 되려나??? 지저분 하긴 하다.. 하하



사르나트 가는길에... 야채시장...  수많은 달구지들이 모였다. 야채사세요~~~



바라나시 한국 식당 라가까페 사장님. 배낭여행자 출신인 유학생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델리에서 갔었던 한국인 식당과는 달리 너무 친절하셨다. 이런 저런 정보도 많이 주시고...   인상도 참으로 좋으시구먼... 부인되시는 분 인상도 참 좋은데... 부인되시는 분은 약간 운동권 스러우시다... 말투도... 열림터 혜주언니 스럽다고 해야할까? ^^



무서운 동네 바라나시에서 우리를 잘 인솔해주신 아저씨. 매년 네팔 트랙킹을 오시는데 인도는 올해 처음이시라 한다. 영어도 잘 하시고... 우리한텐 가벼운 도시락 봉지 하나도 못들게 하실만큼 친절도 하셨다. 메일 주소라도 알아올걸 조금 후회됨.

Posted by Esther
비행기 탔어요/India2006. 10. 14. 00:47
Varanasi : 바라나시로 가는길

오르차에서 바라나시까지 기차로 가는길도 오래 걸렸다. 15시간정도 걸렸나??
기찻간에서 본 풍경이 하도 아름다와 몇장 올려본다.









가는길에.. 점점 비도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다.



바라나시행 기차를 기다리면서.. 잔시역 웨이팅 룸에서...  고자매 카메라로 셀카...



기찻간에서 고자매..   난 맘에 드는데, 본인은 별로 맘에 안들어하는 사진.. ㅎㅎ



오르차는.. 나에게 참 좋은 마을이었지만... 작열하는 태양열로... 나에게 네팔리란 별명을 지어준 곳이기도 하다.
내 모든 피부색은 오르차에서 만들어졌다. --;;;;;



무서운 동네(?) 바라나시에서 우리를 잘 인솔해주신 럭셔리 아저씨.. 
나에게 까망족이란 별칭을 안겨주신 분이기도 하다. 하하   (사진협조 : 고자매)



인도의 3층 기차. 야간이동시 자고 일어나면 목적지에 가까워져 있기때매 별로 피곤하지도 않고 좋았다.



Posted by Esther
비행기 탔어요/India2006. 10. 14. 00:15
Orchha : 여행자와 오르차

딱히 제목붙이기도 모한.. 애매 모호한 사진들 모음~~  ^^;;;

인도 식당이나 가게에서 자주 볼수 있는 모습... 울나라 불량식품 같은 과자들을 주렁 주렁 널어놓고 팔기도하고..
저중 몇개는 티비에서 광고도 하는 유명한 과자다. 맛은 포카칩이랑 비슷한데 좀더 짜다.
그리고 인도사람들은 콜라나 사이다 대신 환타를 좋아한다. 단걸 좋아한다더니 탄산음료마져도.. ^^;;



자주갔던 람라자 레스토랑앞에서 팔던 물건들... 별로 사고싶은것은 안보인다.



인도에서는 한국어 간판도 자주 볼수 있다. 메뉴도 물론 한국음식들이고... 
근데... 저 백숙.. 놀랍지 않나..  인도에서 백숙을 맛볼수 있다니.. 하하




오르차 번화가... ???



역시 일영언니는 도촬을 하는 편이... ^^;;;



저게 바로 옷핀 패션이라고... 더우면 옷핀꽂아 올리고... 추우면 옷핀 풀어 내리는... 하하하   (사진협조 : 고자매)



제항기르 마할 꼭대기에서... 겁많은 언니... 고소공포증이 있는지 나가길 무서워하더니만.. 표정은 자연스럽구먼~



같은 자리... 다른 구도... 심하게 다른 표정.. -.-        (사진협조 : 고자매)



히히.. 셀카질...



떡 벌어진 어깨~ 얼쑤~   (니가 남자냐? -.-)                        (사진협조 : 고자매)



ISO 좌절... 아마 대부분 ISO 800 이었을거다.. 어쩐지 HI 스피드 자주 발생하더라니.. 흑흑



그냥 쉬고 있었던것 같은데.. 도촬 당한듯...       (사진협조 : 고자매)



하하... 과감하게 턱살 공개~~~        (사진협조 : 고자매)



쉬쉬마할 호텔... 인도에는 왕궁을 개조해서 호텔로 만든 왕궁호텔이 많다. 그중 제법 저렴하게 이용할수 있다는 곳이 이곳 쉬쉬마할호텔이라서 거금을 내고(75불) 하룻밤 묵을려고 했는데... 실제로 보니 시시하다.
이름 바꾸시길.. 시시마할로.. ^^;;




아랫글의 박물관 소년이 준 꽃을 들고 좋아라 셀카.. 하하



일영언니 도촬..



현지인 거리. 인도에는 아직 티비 보급율이 낮아서... 티비가 있는 상점에는 저렇게 모여서 다함께 티비를 본다.



인도의 색소가게... 이마에 멋들을 붙이고 다니시느라... 또 종교의식 때문에... 색소가게가 참 많다.



매일 드나드는 거리에 있는 가게인데 한번도 이용안한것이 맘에 무척 걸렸다. 가격도 론리에 나와 있는곳 보다 훨씬 저렴했는뎅..  파인애플주스 15루피면 삼백몇십원... 그자리에서 파인애플 생으로 갈아준다. 참 맛나다.



오르차의 메인 상권... 이라고 하기에도 참으로 거시기 한.. 뭐.. 하하..
거리라고는 저 열십자거리 하나뿐이다. 정말 정말 정말 작은 마을.




멀리 있는 사원을 방문하고 내려오는 길... 저 썬캡 때문인지.. 사람들이 이마 꼭대기가 참 많이 탓단다. (사진협조 : 고자매)



값은 열나게 비싸고 맛은 없었던... 베타와식당이던가? 주인아저씨가.. 할아버지의 서빙을 받고 있었다.
우리 기준으론 저런 놈팽이!!! 하고 눈살이 찌푸러지는데... 여기에선 그게 당연한건가보다. 카스트가 다른가 싶기도 하고...




자고 일어나서... 오르차에서는 맨날 오후 6시.. 늦어도 8시에는 잠이 들었다. 해는 빨리지고... 워낙 작은 마을이라 나가도 할것도 없고... 티비도 다 못알아 듣는 말이고... 낮에 돌아다녔으니 피곤하기는 해서 잠은 빨리 든다.
아침 8시에 일어나면 12-14시간 수면.. 쌍커풀 풀렸다. 하하하 (일영언니가 아톰팔이라고 놀리는.. 12-24 셀카)




뭐... 오르차 시내...



주로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듯 해보이는 식당들... 어두컴컴하고 해서.. 난 차마 못들어 가겠더라.



오르차의 고등학교... 작은 마을인데도 학교는 여럿있어보였다. 근데.. 초등학교 처럼 생겼네.. ㅎㅎ



현지인들 식당... 인도사람들.. 원빈이 유명한걸 알긴 하나보다. 원빈식당도 있었다.
아... 원빈이 좀 인도사람처럼 생겼나? 얼굴 까맣고... 눈 땡그랗고... 하하하... 이사람들.. 친근감 느끼나부다.. ㅋㅋ



이로써 오르차 사진 끝!!

이제 바라나시로 간다.
Posted by Est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