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jeeling : 다즐링으로 가는길은 너무해~
지금 쓰는 이야기는... 내 여행의 가장 험난했던 구간이다. 흑흑...
아주 아주 길어질거다.. 그치만.. 내 고생을 생각하며 끝까지 읽어줘야 한다. ㅡㅜ
바라나시에서 다즐링으로 가는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기차는 매주 2회밖에 없었는데, 하루라도 빨리 바라나시를 뜨고싶었던 나는 기차를 갈아타고서라도 다즐링으로 가길 원했고, 고자매가 꼴까타로 가는날에 맞춰 나도 다즐링으로 향했다.
1) 바라나시 -> 파트나 (기차 6시간)
2) 파트나 (기차 웨이팅 4시간)
3) 파트나 -> 뉴잘패구리 ( 기차 12시간)
4) 뉴잘패구리 -> 다즐링 (짚차 4시간)
연착 없이 계획대로 간다고 해도 26시간이 걸리는 멀고 험한 길이다.
1) 바라나시 -> 파트나 구간
라가까페에서 산 도시락들 들고 바라나시 기차역으로 왔다. 언니는 5시, 나는 3시반 기차였다.
기차가 일찍 왔길래 자리 확인차 들어갔더니... 중고생쯤으로 보이는 놈팽이들 열댓명이 자리에도 안앉고 복도에 주욱 서서는 날 보자 마자 "코레안~~ 제패니즈~~ 곤니찌와~~~ 할로~~~" 난리가 났다.
어린것들이었지만, 혼자라는 공포와 쪽수에서 밀린 나는 자리 확인도 못하고 냉큼 내려 언니에게 갔다..
"언니... 놈팽이들이 우글거려.. 어떻게 해.. 흑흑... "
"괜찮을거야... 조심히 가... 기차 출발하기 전에 얼른 타... 가서 메일 보내... "
이렇게 우린 천리 만리 떨어지는 커플들 마냥 안타까운 이별을 하고 다시 기차로 올라탔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인도 승무원. 키는 좀 작았지만 반듯하게 생긴 승무원이 날 기다렸다가 내자리를 안내해 준다. 니 자리는 4번이야. 바로 옆에 있어... 아.. 땡큐 땡큐... 하며 자리를 찾아갔다.
이 기차는 2AC 라서 2층 침대칸. 위층에서도 허리펴고 앉을수 있어 좋고, 블럭마다 커튼이 쳐저 있어서 그 놈팽이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못쳐다 봐서 좋다. ^^
일단 내 블럭의 멤버는 아주 대만족이었다. 내 아랫칸에는 영문판 비지니스 이코노미 같은걸 읽고 있는 젠틀한 인도청년이었고 맞은편엔 두 형제를 둔 일가족이었다. 그 형제들은 위칸에 탔는데 그중 초등학생쯤 되보이는 작은 아이는 내가 신기했는지 내가 머만 하면 쳐다보면서 방긋 웃어준다. 나도 방긋 웃어준다. 히히
저녁 6시쯤... 기차 직원이랑 이야기 하던 젠틀한 인도청년이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건다.
영어할줄 알아? 응? 아주 쪼금... 지금 저녁 주문하는 시간이야.. 머 먹을테야??? 아.. 난 도시락 있어.. 고마워...
자식.. 젠들하다. 힌두어로 주문받으니 난 못알아 듣는데.. 친절하게 배려해준다.
파트나 도착 예정시간은 8시 40분이었는데 중간에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9시에 도착한단다.
기차에서 맞은편 아이들과 방긋웃음놀이 몇번 하다보니 훌쩍 6시간이 흘렀다. 히한한게, 한국에서는 1시간 거리도 너무 오래 걸리는데 여기서 6시간은 껌이다. 인도에 가면 인도시간에 몸이 맞춰지나보다.
어쨋든... 8시 30분경 기차가 서려고 하는지 천천히 가기 시작한다. 역시 방송을 안해주는 관계로 같은 블럭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여기가 파트나 역이야? 아니야... 파트나는 아직 한시간이나 가야돼.. 중간에 연착됐거든... 아.. 그래??? 고마워.. 방긋~
방긋 놀이 몇번 하다가 혹.시.나 해서 승무원에게 물어보러 갔다. 파트나는 언제 도착해? 여기가 파트나야...
헉....... 기차는 벌써 섰는데...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내자리로 얼른 뛰어가 칭칭 감아놓은 쇠사슬을 풀기 시작했다. 같은 블럭 사람들은 눈이 똥그래졌다.
너 모하는거야??? 여기 파트나 아니라니깐... 그치만 그사람이 여기가 파트나라 그랫는걸???
그사람이 누군데??? (갑자기 승무원이 영어로 뭔지 생각이 도저히 안난다.. ) 응??? 몰라.. 그사람이 그랬어...
너무 살이 떨리고 긴장해서 쇠사슬도 안풀어진다. 중간에 열쇠도 놓쳐서 두번째 열쇠 찾아서 열고...
겨우 겨우 짐을 풀었는데 그 와중에 그 역에서 물건 파는 아이가 기차에 탓고 그 사람들이 아이에게 물어봤나보다.
여기가 파트나역 맞대.. 얼른 내려!!!!!!!!!!!! (이사람들이... 병주고 약주나.. 하하)
응????? 알았어.. 고마워... 여행 즐겁게 해...
무슨정신으로 내렸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무사히 내렸다.
2) 파트나 웨이팅 구간
이제부터 여기서 4시간동안 기다려야 한다. 해진후 기차역 밖으로 나가는건 금물이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웨이팅 룸으로 달린다. 2층으로 올라가니 웬 접수대 같은게 보인다.
웨이팅룸은 어디야??? 여긴 그런거 없어... 엥??? 저기 보드에 써있잖아.. 저긴 어딘데???
너 기차 등급이 뭐야? 나 1등석이야 (당당!!)..... 그럼 절루 가...
가라는데로 가보니 레이디스 웨이팅룸이 있다. 들어갈려는데 지키는 할머니가 내표를 보재서 보여드렸더니 안된단다. 본인이 적으시는 장부는 오늘 장부인데 내 표는 내일 새벽이라서(01:10) 난 들어갈수가 없단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시는 할머니.. 이때부터 한국말로 나의 애걸복걸 시작.
"할머니.. 저 들어가야 되거든요... 표 보세요... 오늘 밤 12시나 내일 새벽 1시나 머가 달라요.. 밖에서 어떻게 4시간이나 기달려요... 저 무서워서 밖에선 못기달려요.. 들여보내 주세요... 네????? 저 꼭 들어가야 된단 말이에요.. ㅡㅜ"
내 한국말 사정이 통했나보다. 불쌍한듯 바라보시더니... 들어가라신다. 히힛... ^^
막상 들어온 여성용 웨이팅룸... 더욱 난감... 웬만한 학교교실 4개는 붙여놓은것 만치 큰 방에... 나.혼.자!!
아니다.. 잘 살펴보니.. 저 구석탱이에... 어인 할머니가 거적데기 깔고 주무신다. (차라리 아무도 없는게 낫다. 더 무섭다.)
이씨... 아무도 없는데 왜 못들어가게해!!! 게다가 저기 저 거적데기 깔고 주무시는 저 할머니는 뭐야.. 1등석 전용 웨이팅룸 맞아??? 불안 초초...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잠시 기다리는 사이... 두 가족이 들어온다. 양쪽다 딸들이 최소 6명씩 이상은 되어 보이는 딸부잣집... 아빠가 와서 밥상 차려주고... 이불깔아주고... 두시간여를 함께 보내더라.
11시쯤 되었을까.. 갑자기 사람들이 내 주위에서 웅성 웅성 거리며 힌두말라 떠들기 시작한다.
앉으랬다가.. 일어나랬다가.. 짐 싸랬다가 기다리랬다가.. 어쩌라는겨... 자기들끼리 한참을 떠들다가..
내 기차 이름을 말해주니 웨이팅룸을 지키는 할머니 왈... 기다려... 바깥 문은 잠글건데, 니 기차 1시 10분이지? 내가 한시에 데리러 올께. 알았다고 끄덕끄덕 하긴 했는데 1시는 넘 늦어서 먼가 불안했던 나... 할머니가 문을 잠그는 와중에 문을 쾅쾅 두드려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 12시에 와주세요...
할머니는 한숨을 팍 쉬시더니 그럼 나오라시면서 옆방인 그냥 웨이팅룸에서 기다리라신다.
문이 잠겨서 밖에 못나오는것 보다는... 차라리 남자들 틈에서 기다리는게 낫다. 하하하
그러고는 아빠들은 다 일반 웨이팅룸으로 건너온후 여성용 웨이팅룸은 커다란 자물쇠로 잠가버린다. 겁나게 스리.. -.-
기다리는 동안 할일이 없었던 나는 신영언니가 사준 큐티책을 정독 했다. 밑줄 그어 가며 한글자 한글자 마음에 아로새겼다.
처음 인도에 왔을때 고자매는 시편, 잠언으로 큐티를 했다.
"언니.. 난 시편이랑 잠언은 사실 좋은지 잘 모르겠더라.. 잠언은.. 맨날 졸아... "
"그럴수도 있긴 한데..... 지금 여기서 시편을 읽으니깐 다윗의 그 상황이 그대로 느껴져셔... 마음에 와 닿아.. "
라고 했던 언니... 사실 그땐.. 에에에 오바하긴~ 우리가 고생한게 뭐 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고, 물설고, 말 안통하는 생판 모르는 계획에도 없던 곳에 한밤중에 가 있으니 나야 말로 다윗의 곤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언니.. 미안해.. 언니 오바 아니었어... ^^;;;
아무튼, 정독 하던 큐티집에서 낯익은 이름 하나를 발견 했다. "비하리 주"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 비하리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죽여버리고, 죽지 않고 살아난 여자아이들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부모에게 감사하며 20살이 채 되기도 전인 어린나이에 결혼을 하여 평생 아이를 낳고 일을 하다가 죽는다고 한다. 그 가장 가난하다는 비하리의 주도가 이곳 파트나였다.
멀리서 읽는것과 현지에서 현지의 소식을 접하는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아... 내가 있는 이곳이... 그런곳이구나...
마음이 또 짠해졌다.
겁나고 무서워도 시간은 간다. 어느덧 12시 30분.
플랫폼도 확인해야 하고 짐싸들고 내려갔다. 저녁무렵의 파트나역은 그래도 사람많고 분주했는데... 이 한밤중의 파트나는.... 무서웠다. 하긴, 해떨어지면 인도는 어디나 무섭다. --;;
may i help you 부스에서 플랫폼을 확인하니 1번. 그래도 바뀔수 있으니 방송을 잘 들으란다.
아니나 달라!! 10분전에 플랫폼 바뀌는 이 황당한 기차는 뭐란 말인가!!!
그래도... 뉴잘패구리로 가는 기차도 무사히~ 잘 탔다. ^^
3) 파트나 -> 뉴잘패구리 구간
내 여행의 피곤함의 최 절정!! 약간의 연착으로 1시 30분쯤 타게된 기차는... 승무원 부터가 놈팽이였다.
보통 밤시간에 기차를 타면 시트와 담요, 베게를 세트로 이쁘게 가져다 준다.
이 놈팽이 승무원은 자다가 깼는지 귀찮은지 시트 따로, 이불따로, 베게따로 가져다 준다. 그것도 첨엔 시트만 주길래 담요는? 했더니 담요만 가져오고... 베게는? 했더니 그제서야 베게 가져다 준다. 놈팽아.. 그게 더 귀찮겠다.
한밤중에 누가 타서 뽀시락 거리니 시끄러웠는지 승객 몇이 깼는데, 내가 네팔사람인줄 안다. 지들끼리 네팔리 어쩌구 한다. 그래.. 차라리 그게 낫겠다.. 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불안해서 잠이 잘 안온다. ㅡㅜ
하루종일 피곤했는데도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히한한 기차다. 보통 다른기차에선 7-8시면 대부분 승객이 일어났는데 이 기차는 10시까지도 사람들이 자고 있다.
나도 잘려고 해봤으나 불안해서 잠은 안오고... 다들 자고 있어서 내려가 앉을수도 없어서 3층 젤 꼭대기 칸에서 할수있는 단 한가지.. 오로지 누워있기.. 를 했다. 허리 뿌러지는것 같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
10시쯤일까.. 11시쯤일까... 또다시 떼거지의 놈팽이들이 탓나보다. 들려오는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노래 틀어놓고 지들끼리 크게 떠들고... 시끄러워 죽겠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 인도인들이 심성이 고운가??
배가 고팠다. 전날 싸온 도시락은 냄새가 날까바(한국식 밑반찬이라.. ) 서너숟가락 밖에 먹지 못하고 남겨놨었다.
그걸 먹을려고 열었더니.. 인도의 더운날씨에... 갔다. --;;
쫄쫄 굶었다.
언젠가 점심 식사 주문을 받았나보다. 사람들이 밥을 먹는다. 쩝.. 나도 먹고싶은데...
주문을 힌두말로 받으니 난 저게 식사주문을 받는건지 지들끼리 대화를 하는건지 알수도 없었을뿐더러... 3층에서 시체놀이 중인 쬐까난 동양여자애의 존재를 아는 예의바른 승무원이나 젠틀한 청년은 이 기차에 없었다.
쫄쫄 굶다가 못참겠어서... 누군가 밥먹는걸 가리키며.. 영어로 중얼거렸다. " i need something to eat" 못알아 듣는다. 아.무.도 영어를 못한다. 방법이 없다. 바디랭귀지 시작... "먹을거... 나 배고파... 먹을거 줘.. 알았지??? " 끄덕 끄덕한다. 히히히.. 밥주나보다.
한시까지도 감감 무소식... 이씨.. 끄덕끄덕은 왜해!!
한시간만 참으면 내리니깐.. 내가 한번 봐준다. 흥!!!
그러나... 나의 착각이었다. 인도기차는... always delay 다. -.- 앞으로도 8시간이나 더 나는 굶게 된다. -.-
여튼, 그 와중에 도저히 더이상은 시체놀이를 할수가 없어서 두리번 두리번 앉을만한 곳을 찾았는데 딱 한군데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냉큼 짐싸들고 빈자리에서 지친 허리를 펴고 잠시 쉬는중...
휴식도 잠시... 이자리는 아까 그 떠들던 놈팽이들 자리였던 것이다. 잠시 바깥으로 바람쐬러 갔었나보다.
그러다 보니... 나를 빙 둘러싸고 그 놈팽이들이 앉아있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헉... -.-
진퇴양난... 그렇다고 여기서 다시 짐싸들고 다른곳으로 갈수도 없었다. 인도사람들은 잠잘때가 아닌이상 누가 자기 자리에 앉아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정말 자기들이 포개져서 가면서도 나더러 비키란 말은 안한다.
그래도 시끄럽게 떠드는건 여전하다.
더 황당한건 어젯밤의 그 놈팽이 승무원도... 이 놈팽이들과 한패거리 였다. 승무원이 일은 안하고 여기 와서 잡지책보고 논다. 나원.. --;;
기차도 진짜 이상하다. 1등석 칸은 보통 조용하고 아무나 안타는데... 역에 설때마다 온갖 잡상인들이 다 타서는 물건을 팔고, 내가 해달라지도 않았는데 내 자리 청소하고는 동전 삥뜯고(것도 두번이나!!)... 거의 다 와서는 웬 게이같은 아줌마(혹은 아저씨??) 들이 타더니 내머리를 쓰윽 쓰다듬질 않나... 하여간 모든게 맘에 안드는 기차다.
여튼, 이 기차의 도착 예정시간은 2시. 놈팽 승무원에게 물어봤다.
뉴잘패구리에는 언제 도착하니? 2시. 알았어. 고마워..
2시쯤 되서 기차가 어느 플랫폼으로 들어선다... 근데... 뉴잘패구리가 아닌.. 다른 이름이 써있다.
놈팽이를 믿을수 없어서 한등급 높은 승무원에게 물어봤더니 4시에 도착한댄다. 으이그.. 누가 놈팽 아니랄까봐!!
(승무원들이 영어를 다 못해서.. 엄청 힘들게 알아냈다.. --;;)
밥도 못먹은채 꾸벅꾸벅 졸면서도 시간은 간다. 4시 조금 넘어서 기차가 어딘가로 들어선다.
뉴잘패구리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어서 승무원에게 갔는데... 여기가 맞다는건지, 다음역이라는건지 모르겠다.
할수없이.. 조금 비굴하지만, 놈팽 떼거지들에게 물어봤다. 여기가 맞다면서.. 자기들도 같이 내린다.
보통 인도 기차역은 딱 내리면 어디가 출구인지 알게 되어 있는데 여긴 도통 모르겠다. 와따리 가따리 헤메고 있는데 그 놈팽들이 저리로 지나친다. 바로 따라가긴 자존심 쫌 상하니깐 조금 시간을 때우다가 그들이 간 방향으로 나갔는데... 그 놈팽들이 내가 제대로 오는지를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확인하고서는 자기들 갈길 간다.
흠... 완전 놈팽이들은 아니었나부네? ㅎㅎㅎ
여기서는 짚차를 타야 다즐링으로 갈수 있었다. 내리자 마자 '다즐링~ 다즐링~' 하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수많은 짚차들이 있었는데... 아무거나 집어타기에는... 좀 무서웠으므로 기차역 근처에 있다는 짚 스탠드를 찾아보려했다.
근데 지도가 있나 뭐가 있나... 할수 없이 또 비굴모드... 놈팽들에게 물어봤다..
다즐링까지 갈려고 하는데.. 어떻게해야 할까? 머타고 갈건데? 짚차... 그럼 저사람을 따라가.. 응.. 고마워.. 잘가~
그래도 아는 얼굴이라고... 자꾸 자꾸 물어보게 되더라... 놈팽이라고 욕한거 미안... 그래도 기찻간에선 예의를 좀 지켜.. 알았지?
4) 뉴잘패구리 -> 다즐링 구간
뉴잘패구리에 도착한 시간은 4시 쯤... 다즐링까지는 4시간이 걸리니까 도착하면 깜깜할테고...
그럼 어디서 숙소 구하고 하는게 넘 무서울텐데... 그냥 하루 여기서 스테이 할까... 말까... 하고 있는데...
호객행위 하는 짚차 아저씨에 의해 정신 없이 짚차에 올라탔다.
다행히 겁나는 멤버는 아니었다. 앞자리엔 초 럭셔리 가족, 내 옆엔 목하 열애중이거나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커플.
차가 출발하려는 순간... 웬 뚱땡이 남자가 흥정을 한다... 허거덩...
우리 자리에는 20센치밖에 여유자리가 안남는데... 저 뚱땡이 아저씨 힙은... 몇센치일지 가늠하기도 힘든 사이즈...
나같으면 양심상 안탈텐데... 비집고 들어와 내 옆자리에 앉는다.
덕택에 나는 완전 비인간적인 자세로 구겨져서 4시간을 달려왔다.
2시간쯤 지나니 다리에 감각도 없다.
그러나... 이모든걸 용서할수있었던 이유는 한가지!!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낮은 경사의 능선을 타고 가는 사이 예쁜 초생달이 떠오르고... 하늘 가득 별이 총총...
히말라야 산맥 능선엔 그림엽서에나 나올만큼 예쁜 나무들이 쏙쏙...
산을 점점 올라갈수록 달과 별은 하늘위가 아닌, 내 옆에 있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너무 예쁜!!! 풍경이다.
30시간의 긴 여정, 35시간의 금식...
이 모든걸 충분히 보상해주는 다즐링에서의 보석같은 휴가가 시작된다.
(좀 많이 길지만... 꼭 다 읽어야 한다. 흑흑... 다 안읽고 스크롤 내린사람!! 다시 가서 찬찬히 읽어랏!! )
지금 쓰는 이야기는... 내 여행의 가장 험난했던 구간이다. 흑흑...
아주 아주 길어질거다.. 그치만.. 내 고생을 생각하며 끝까지 읽어줘야 한다. ㅡㅜ
바라나시에서 다즐링으로 가는길은 생각보다 험했다. 기차는 매주 2회밖에 없었는데, 하루라도 빨리 바라나시를 뜨고싶었던 나는 기차를 갈아타고서라도 다즐링으로 가길 원했고, 고자매가 꼴까타로 가는날에 맞춰 나도 다즐링으로 향했다.
1) 바라나시 -> 파트나 (기차 6시간)
2) 파트나 (기차 웨이팅 4시간)
3) 파트나 -> 뉴잘패구리 ( 기차 12시간)
4) 뉴잘패구리 -> 다즐링 (짚차 4시간)
연착 없이 계획대로 간다고 해도 26시간이 걸리는 멀고 험한 길이다.
1) 바라나시 -> 파트나 구간
라가까페에서 산 도시락들 들고 바라나시 기차역으로 왔다. 언니는 5시, 나는 3시반 기차였다.
기차가 일찍 왔길래 자리 확인차 들어갔더니... 중고생쯤으로 보이는 놈팽이들 열댓명이 자리에도 안앉고 복도에 주욱 서서는 날 보자 마자 "코레안~~ 제패니즈~~ 곤니찌와~~~ 할로~~~" 난리가 났다.
어린것들이었지만, 혼자라는 공포와 쪽수에서 밀린 나는 자리 확인도 못하고 냉큼 내려 언니에게 갔다..
"언니... 놈팽이들이 우글거려.. 어떻게 해.. 흑흑... "
"괜찮을거야... 조심히 가... 기차 출발하기 전에 얼른 타... 가서 메일 보내... "
이렇게 우린 천리 만리 떨어지는 커플들 마냥 안타까운 이별을 하고 다시 기차로 올라탔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인도 승무원. 키는 좀 작았지만 반듯하게 생긴 승무원이 날 기다렸다가 내자리를 안내해 준다. 니 자리는 4번이야. 바로 옆에 있어... 아.. 땡큐 땡큐... 하며 자리를 찾아갔다.
이 기차는 2AC 라서 2층 침대칸. 위층에서도 허리펴고 앉을수 있어 좋고, 블럭마다 커튼이 쳐저 있어서 그 놈팽이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못쳐다 봐서 좋다. ^^
일단 내 블럭의 멤버는 아주 대만족이었다. 내 아랫칸에는 영문판 비지니스 이코노미 같은걸 읽고 있는 젠틀한 인도청년이었고 맞은편엔 두 형제를 둔 일가족이었다. 그 형제들은 위칸에 탔는데 그중 초등학생쯤 되보이는 작은 아이는 내가 신기했는지 내가 머만 하면 쳐다보면서 방긋 웃어준다. 나도 방긋 웃어준다. 히히
저녁 6시쯤... 기차 직원이랑 이야기 하던 젠틀한 인도청년이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건다.
영어할줄 알아? 응? 아주 쪼금... 지금 저녁 주문하는 시간이야.. 머 먹을테야??? 아.. 난 도시락 있어.. 고마워...
자식.. 젠들하다. 힌두어로 주문받으니 난 못알아 듣는데.. 친절하게 배려해준다.
파트나 도착 예정시간은 8시 40분이었는데 중간에 승무원에게 물어보니 9시에 도착한단다.
기차에서 맞은편 아이들과 방긋웃음놀이 몇번 하다보니 훌쩍 6시간이 흘렀다. 히한한게, 한국에서는 1시간 거리도 너무 오래 걸리는데 여기서 6시간은 껌이다. 인도에 가면 인도시간에 몸이 맞춰지나보다.
어쨋든... 8시 30분경 기차가 서려고 하는지 천천히 가기 시작한다. 역시 방송을 안해주는 관계로 같은 블럭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여기가 파트나 역이야? 아니야... 파트나는 아직 한시간이나 가야돼.. 중간에 연착됐거든... 아.. 그래??? 고마워.. 방긋~
방긋 놀이 몇번 하다가 혹.시.나 해서 승무원에게 물어보러 갔다. 파트나는 언제 도착해? 여기가 파트나야...
헉....... 기차는 벌써 섰는데... 너무 놀라고 당황해서 내자리로 얼른 뛰어가 칭칭 감아놓은 쇠사슬을 풀기 시작했다. 같은 블럭 사람들은 눈이 똥그래졌다.
너 모하는거야??? 여기 파트나 아니라니깐... 그치만 그사람이 여기가 파트나라 그랫는걸???
그사람이 누군데??? (갑자기 승무원이 영어로 뭔지 생각이 도저히 안난다.. ) 응??? 몰라.. 그사람이 그랬어...
너무 살이 떨리고 긴장해서 쇠사슬도 안풀어진다. 중간에 열쇠도 놓쳐서 두번째 열쇠 찾아서 열고...
겨우 겨우 짐을 풀었는데 그 와중에 그 역에서 물건 파는 아이가 기차에 탓고 그 사람들이 아이에게 물어봤나보다.
여기가 파트나역 맞대.. 얼른 내려!!!!!!!!!!!! (이사람들이... 병주고 약주나.. 하하)
응????? 알았어.. 고마워... 여행 즐겁게 해...
무슨정신으로 내렸는지 모르겠다. 여하간... 무사히 내렸다.
2) 파트나 웨이팅 구간
이제부터 여기서 4시간동안 기다려야 한다. 해진후 기차역 밖으로 나가는건 금물이므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조건 웨이팅 룸으로 달린다. 2층으로 올라가니 웬 접수대 같은게 보인다.
웨이팅룸은 어디야??? 여긴 그런거 없어... 엥??? 저기 보드에 써있잖아.. 저긴 어딘데???
너 기차 등급이 뭐야? 나 1등석이야 (당당!!)..... 그럼 절루 가...
가라는데로 가보니 레이디스 웨이팅룸이 있다. 들어갈려는데 지키는 할머니가 내표를 보재서 보여드렸더니 안된단다. 본인이 적으시는 장부는 오늘 장부인데 내 표는 내일 새벽이라서(01:10) 난 들어갈수가 없단다.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시는 할머니.. 이때부터 한국말로 나의 애걸복걸 시작.
"할머니.. 저 들어가야 되거든요... 표 보세요... 오늘 밤 12시나 내일 새벽 1시나 머가 달라요.. 밖에서 어떻게 4시간이나 기달려요... 저 무서워서 밖에선 못기달려요.. 들여보내 주세요... 네????? 저 꼭 들어가야 된단 말이에요.. ㅡㅜ"
내 한국말 사정이 통했나보다. 불쌍한듯 바라보시더니... 들어가라신다. 히힛... ^^
막상 들어온 여성용 웨이팅룸... 더욱 난감... 웬만한 학교교실 4개는 붙여놓은것 만치 큰 방에... 나.혼.자!!
아니다.. 잘 살펴보니.. 저 구석탱이에... 어인 할머니가 거적데기 깔고 주무신다. (차라리 아무도 없는게 낫다. 더 무섭다.)
이씨... 아무도 없는데 왜 못들어가게해!!! 게다가 저기 저 거적데기 깔고 주무시는 저 할머니는 뭐야.. 1등석 전용 웨이팅룸 맞아??? 불안 초초...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잠시 기다리는 사이... 두 가족이 들어온다. 양쪽다 딸들이 최소 6명씩 이상은 되어 보이는 딸부잣집... 아빠가 와서 밥상 차려주고... 이불깔아주고... 두시간여를 함께 보내더라.
11시쯤 되었을까.. 갑자기 사람들이 내 주위에서 웅성 웅성 거리며 힌두말라 떠들기 시작한다.
앉으랬다가.. 일어나랬다가.. 짐 싸랬다가 기다리랬다가.. 어쩌라는겨... 자기들끼리 한참을 떠들다가..
내 기차 이름을 말해주니 웨이팅룸을 지키는 할머니 왈... 기다려... 바깥 문은 잠글건데, 니 기차 1시 10분이지? 내가 한시에 데리러 올께. 알았다고 끄덕끄덕 하긴 했는데 1시는 넘 늦어서 먼가 불안했던 나... 할머니가 문을 잠그는 와중에 문을 쾅쾅 두드려 할머니를 불렀다. 할머니... 12시에 와주세요...
할머니는 한숨을 팍 쉬시더니 그럼 나오라시면서 옆방인 그냥 웨이팅룸에서 기다리라신다.
문이 잠겨서 밖에 못나오는것 보다는... 차라리 남자들 틈에서 기다리는게 낫다. 하하하
그러고는 아빠들은 다 일반 웨이팅룸으로 건너온후 여성용 웨이팅룸은 커다란 자물쇠로 잠가버린다. 겁나게 스리.. -.-
기다리는 동안 할일이 없었던 나는 신영언니가 사준 큐티책을 정독 했다. 밑줄 그어 가며 한글자 한글자 마음에 아로새겼다.
처음 인도에 왔을때 고자매는 시편, 잠언으로 큐티를 했다.
"언니.. 난 시편이랑 잠언은 사실 좋은지 잘 모르겠더라.. 잠언은.. 맨날 졸아... "
"그럴수도 있긴 한데..... 지금 여기서 시편을 읽으니깐 다윗의 그 상황이 그대로 느껴져셔... 마음에 와 닿아.. "
라고 했던 언니... 사실 그땐.. 에에에 오바하긴~ 우리가 고생한게 뭐 있다고.. 생각했는데...
낯설고, 물설고, 말 안통하는 생판 모르는 계획에도 없던 곳에 한밤중에 가 있으니 나야 말로 다윗의 곤고함이 그대로 느껴졌다. 언니.. 미안해.. 언니 오바 아니었어... ^^;;;
아무튼, 정독 하던 큐티집에서 낯익은 이름 하나를 발견 했다. "비하리 주"
인도에서도 가장 가난한 곳 비하리는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죽여버리고, 죽지 않고 살아난 여자아이들은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만으로 부모에게 감사하며 20살이 채 되기도 전인 어린나이에 결혼을 하여 평생 아이를 낳고 일을 하다가 죽는다고 한다. 그 가장 가난하다는 비하리의 주도가 이곳 파트나였다.
멀리서 읽는것과 현지에서 현지의 소식을 접하는것은 큰 차이가 있었다. 아... 내가 있는 이곳이... 그런곳이구나...
마음이 또 짠해졌다.
겁나고 무서워도 시간은 간다. 어느덧 12시 30분.
플랫폼도 확인해야 하고 짐싸들고 내려갔다. 저녁무렵의 파트나역은 그래도 사람많고 분주했는데... 이 한밤중의 파트나는.... 무서웠다. 하긴, 해떨어지면 인도는 어디나 무섭다. --;;
may i help you 부스에서 플랫폼을 확인하니 1번. 그래도 바뀔수 있으니 방송을 잘 들으란다.
아니나 달라!! 10분전에 플랫폼 바뀌는 이 황당한 기차는 뭐란 말인가!!!
그래도... 뉴잘패구리로 가는 기차도 무사히~ 잘 탔다. ^^
3) 파트나 -> 뉴잘패구리 구간
내 여행의 피곤함의 최 절정!! 약간의 연착으로 1시 30분쯤 타게된 기차는... 승무원 부터가 놈팽이였다.
보통 밤시간에 기차를 타면 시트와 담요, 베게를 세트로 이쁘게 가져다 준다.
이 놈팽이 승무원은 자다가 깼는지 귀찮은지 시트 따로, 이불따로, 베게따로 가져다 준다. 그것도 첨엔 시트만 주길래 담요는? 했더니 담요만 가져오고... 베게는? 했더니 그제서야 베게 가져다 준다. 놈팽아.. 그게 더 귀찮겠다.
한밤중에 누가 타서 뽀시락 거리니 시끄러웠는지 승객 몇이 깼는데, 내가 네팔사람인줄 안다. 지들끼리 네팔리 어쩌구 한다. 그래.. 차라리 그게 낫겠다.. 하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불안해서 잠이 잘 안온다. ㅡㅜ
하루종일 피곤했는데도 아침 7시에 일어났다. 히한한 기차다. 보통 다른기차에선 7-8시면 대부분 승객이 일어났는데 이 기차는 10시까지도 사람들이 자고 있다.
나도 잘려고 해봤으나 불안해서 잠은 안오고... 다들 자고 있어서 내려가 앉을수도 없어서 3층 젤 꼭대기 칸에서 할수있는 단 한가지.. 오로지 누워있기.. 를 했다. 허리 뿌러지는것 같았지만, 방법이 없었다. --;;
10시쯤일까.. 11시쯤일까... 또다시 떼거지의 놈팽이들이 탓나보다. 들려오는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
노래 틀어놓고 지들끼리 크게 떠들고... 시끄러워 죽겠는데 아무도 뭐라고 안한다. 인도인들이 심성이 고운가??
배가 고팠다. 전날 싸온 도시락은 냄새가 날까바(한국식 밑반찬이라.. ) 서너숟가락 밖에 먹지 못하고 남겨놨었다.
그걸 먹을려고 열었더니.. 인도의 더운날씨에... 갔다. --;;
쫄쫄 굶었다.
언젠가 점심 식사 주문을 받았나보다. 사람들이 밥을 먹는다. 쩝.. 나도 먹고싶은데...
주문을 힌두말로 받으니 난 저게 식사주문을 받는건지 지들끼리 대화를 하는건지 알수도 없었을뿐더러... 3층에서 시체놀이 중인 쬐까난 동양여자애의 존재를 아는 예의바른 승무원이나 젠틀한 청년은 이 기차에 없었다.
쫄쫄 굶다가 못참겠어서... 누군가 밥먹는걸 가리키며.. 영어로 중얼거렸다. " i need something to eat" 못알아 듣는다. 아.무.도 영어를 못한다. 방법이 없다. 바디랭귀지 시작... "먹을거... 나 배고파... 먹을거 줘.. 알았지??? " 끄덕 끄덕한다. 히히히.. 밥주나보다.
한시까지도 감감 무소식... 이씨.. 끄덕끄덕은 왜해!!
한시간만 참으면 내리니깐.. 내가 한번 봐준다. 흥!!!
그러나... 나의 착각이었다. 인도기차는... always delay 다. -.- 앞으로도 8시간이나 더 나는 굶게 된다. -.-
여튼, 그 와중에 도저히 더이상은 시체놀이를 할수가 없어서 두리번 두리번 앉을만한 곳을 찾았는데 딱 한군데 빈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냉큼 짐싸들고 빈자리에서 지친 허리를 펴고 잠시 쉬는중...
휴식도 잠시... 이자리는 아까 그 떠들던 놈팽이들 자리였던 것이다. 잠시 바깥으로 바람쐬러 갔었나보다.
그러다 보니... 나를 빙 둘러싸고 그 놈팽이들이 앉아있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헉... -.-
진퇴양난... 그렇다고 여기서 다시 짐싸들고 다른곳으로 갈수도 없었다. 인도사람들은 잠잘때가 아닌이상 누가 자기 자리에 앉아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하더니, 정말 자기들이 포개져서 가면서도 나더러 비키란 말은 안한다.
그래도 시끄럽게 떠드는건 여전하다.
더 황당한건 어젯밤의 그 놈팽이 승무원도... 이 놈팽이들과 한패거리 였다. 승무원이 일은 안하고 여기 와서 잡지책보고 논다. 나원.. --;;
기차도 진짜 이상하다. 1등석 칸은 보통 조용하고 아무나 안타는데... 역에 설때마다 온갖 잡상인들이 다 타서는 물건을 팔고, 내가 해달라지도 않았는데 내 자리 청소하고는 동전 삥뜯고(것도 두번이나!!)... 거의 다 와서는 웬 게이같은 아줌마(혹은 아저씨??) 들이 타더니 내머리를 쓰윽 쓰다듬질 않나... 하여간 모든게 맘에 안드는 기차다.
여튼, 이 기차의 도착 예정시간은 2시. 놈팽 승무원에게 물어봤다.
뉴잘패구리에는 언제 도착하니? 2시. 알았어. 고마워..
2시쯤 되서 기차가 어느 플랫폼으로 들어선다... 근데... 뉴잘패구리가 아닌.. 다른 이름이 써있다.
놈팽이를 믿을수 없어서 한등급 높은 승무원에게 물어봤더니 4시에 도착한댄다. 으이그.. 누가 놈팽 아니랄까봐!!
(승무원들이 영어를 다 못해서.. 엄청 힘들게 알아냈다.. --;;)
밥도 못먹은채 꾸벅꾸벅 졸면서도 시간은 간다. 4시 조금 넘어서 기차가 어딘가로 들어선다.
뉴잘패구리인지 아닌지를 모르겠어서 승무원에게 갔는데... 여기가 맞다는건지, 다음역이라는건지 모르겠다.
할수없이.. 조금 비굴하지만, 놈팽 떼거지들에게 물어봤다. 여기가 맞다면서.. 자기들도 같이 내린다.
보통 인도 기차역은 딱 내리면 어디가 출구인지 알게 되어 있는데 여긴 도통 모르겠다. 와따리 가따리 헤메고 있는데 그 놈팽들이 저리로 지나친다. 바로 따라가긴 자존심 쫌 상하니깐 조금 시간을 때우다가 그들이 간 방향으로 나갔는데... 그 놈팽들이 내가 제대로 오는지를 기다리고 있다가 나를 확인하고서는 자기들 갈길 간다.
흠... 완전 놈팽이들은 아니었나부네? ㅎㅎㅎ
여기서는 짚차를 타야 다즐링으로 갈수 있었다. 내리자 마자 '다즐링~ 다즐링~' 하면서 호객행위를 하는 수많은 짚차들이 있었는데... 아무거나 집어타기에는... 좀 무서웠으므로 기차역 근처에 있다는 짚 스탠드를 찾아보려했다.
근데 지도가 있나 뭐가 있나... 할수 없이 또 비굴모드... 놈팽들에게 물어봤다..
다즐링까지 갈려고 하는데.. 어떻게해야 할까? 머타고 갈건데? 짚차... 그럼 저사람을 따라가.. 응.. 고마워.. 잘가~
그래도 아는 얼굴이라고... 자꾸 자꾸 물어보게 되더라... 놈팽이라고 욕한거 미안... 그래도 기찻간에선 예의를 좀 지켜.. 알았지?
4) 뉴잘패구리 -> 다즐링 구간
뉴잘패구리에 도착한 시간은 4시 쯤... 다즐링까지는 4시간이 걸리니까 도착하면 깜깜할테고...
그럼 어디서 숙소 구하고 하는게 넘 무서울텐데... 그냥 하루 여기서 스테이 할까... 말까... 하고 있는데...
호객행위 하는 짚차 아저씨에 의해 정신 없이 짚차에 올라탔다.
다행히 겁나는 멤버는 아니었다. 앞자리엔 초 럭셔리 가족, 내 옆엔 목하 열애중이거나 결혼한지 얼마 안되어 보이는 커플.
차가 출발하려는 순간... 웬 뚱땡이 남자가 흥정을 한다... 허거덩...
우리 자리에는 20센치밖에 여유자리가 안남는데... 저 뚱땡이 아저씨 힙은... 몇센치일지 가늠하기도 힘든 사이즈...
나같으면 양심상 안탈텐데... 비집고 들어와 내 옆자리에 앉는다.
덕택에 나는 완전 비인간적인 자세로 구겨져서 4시간을 달려왔다.
2시간쯤 지나니 다리에 감각도 없다.
그러나... 이모든걸 용서할수있었던 이유는 한가지!!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낮은 경사의 능선을 타고 가는 사이 예쁜 초생달이 떠오르고... 하늘 가득 별이 총총...
히말라야 산맥 능선엔 그림엽서에나 나올만큼 예쁜 나무들이 쏙쏙...
산을 점점 올라갈수록 달과 별은 하늘위가 아닌, 내 옆에 있었다.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너무 예쁜!!! 풍경이다.
30시간의 긴 여정, 35시간의 금식...
이 모든걸 충분히 보상해주는 다즐링에서의 보석같은 휴가가 시작된다.
(좀 많이 길지만... 꼭 다 읽어야 한다. 흑흑... 다 안읽고 스크롤 내린사람!! 다시 가서 찬찬히 읽어랏!!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