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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탔어요/India2006. 10. 7. 18:02
악몽과도 같았던 에어인디아 비행기 안에서의 4시간여가 흐르고(그 냄새.. 정말 환장한다.. 기내식도 못먹었다. 아프고 토하고.. 아우.. ) 밤 11시가 넘어서 델리에 도착. 픽업서비스를 미리 신청했더니 친절한 인도현지인이 마중나왔고 공항밖 주차장으로 우리를 인도했다.

<사진 : 인도의 지하철, 뉴델리역>


인도여행을 가기전부터 숱하게 듣던말은 인도공항을 빠져나오면 낯선 냄새와 더위, 몰려드는 릭샤꾼들에 충격을 받는다던데 내 충격의 시작은 거기가 아니었다.


첫번째 충격 : 박시시

픽업을 나온 사람의 승용차에 무사히 올라타고 묘기를 부리듯 온갖 탈것들이 뒤엉켜 달리는 광경을 신기한듯이 지켜보며 델리 시내로 가고있는 중 신호를 받고 잠시 멈춰선 순간, 인도에서 처음으로 박시시를 요구하는 사람을 보게 되었다.

키가 큰 이슬람 사람같아 보였는데 교통사고를 당했는지 이마에는 피가 흐르고 있었다.

생각해보라.. 한밤중에 온갖 탈것들이 신호무시한채 뒤엉켜 달리는 도로에서 피를 흘리는 시커먼 남자가 다가와 차창을 두드리며 박시시를 요구하는 장면을... 사지가 다 후들거렸다.
앞자리의 현지인도인이 잔돈을 좀 쥐어주니 그사람은 금방 사라졌지만, 그게 내 첫 충격이자 두려움이었다. 아... 여기가 말로만 듣던 인도구나...
(※ 주 : 박시시_적선을 말하는데 인도인은 내가 한 적선이 결국 나에게 보상이 된다고 믿기때문에 적선을 해도 별로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함)


두번째 충격 : 인도 여행자 거리, 빠하르간지

태국에 카오산로드가 있다면, 인도에는 빠하르간지가 있다. 전세계 온갖 배낭여행자들이 둥지를 트는 빠하르간지에 새벽에 도착한 우리는 우리를 인도하는 픽업맨을 행여나 놓칠세라 종종걸음으로 따라다닐 만큼 공포스런 거리였다. 더러운 거리, 냄새나는 거리, 커다란 눈동자의 시커먼 사람들...
내가 소똥을 밟았는지, 눈 앞에 오물이 있는지, 날씨가 더운지 어떤지 조차 분별할 정신이 없었다.
오로지 이사람을 따라가야... 내가 살수있었다. --;;

<사진 : 대낮의 빠하르간지. 이만큼 더럽고 냄새나는 거리는 인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세번째 충격 : 더러운 숙소

첫날이니 만큼 편안한 숙소에 묵고 싶었던 나는 인터넷을 통해 스타뷰 라는 호텔을 찾았고 다행히 가이드북에도 나와있었다. 그러나 알고보니 빠하르간지에 스타뷰라는 호텔이 한두개가 아니었고, 가이드북에 나와있는 숙소는 내가 찾던 그 스타뷰가 아니었다. 500루피(만원쯤)라는 결코 싸지 않은 숙소였지만, 화장실과 방은 경악할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미 숙소밖으로 다시 나갈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해가 뜨지 않은이상 한발자국도 밖으로 내 딛을수 없었다. -.-
결국 화장실은 한번도 사용하지 못한채 침대에는 침낭을 깔고 잠을 청할수 밖에 없었다.

<사진 : 첫날 묵은 숙소, 샤워는 커녕 세수만 겨우 할수있었던 화장실>

Posted by Esther
비행기 탔어요/India2006. 10. 7. 02:09
여행의 피로가 아직 채 가시지도 않은 지금...  여행기를 시작한다.

스물 여섯일까, 일곱일까..
조병준氏의 "내친구들과 인사하실래요" 라는 책을 통해 처음 인도와 만났다.
조병준氏 같은 여행을 하고 싶었고... 그의 친구들과 정말 인사하고 싶었다.

그렇게 몇년동안을 난 인도로 가고 싶어했으면서도 막상 길 위로 떠나길 두려워했다.

너무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젠 그의 친구들이 어땟는지, 그의 여행이 어땠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난 길을 떠났다.

길을 떠나면서 무슨 마음이었을까...

한시간 만에 짐을 꾸리고, 떠나기 삼십분전까지 일에 치여있었다.
배낭하나 메고 떠나는 여행이었지만, 마치 패키지여행을 가듯 아무런 기대감도 설레는 맘도 없었다.
회사사람들의 걱정과 염려속에 배웅을 받으면서 조차...

내 마음이... 그랬다..

더위에 지치며, 목이 꺽어져라 뒤돌아 쳐다보는 인도인들의 시선에 지치며...
내 다리를 수놓듯 물어 뜯어 놓은 모기들과의 전쟁이 치지며 여행이 끝날때까지...

집에 온지 만 하루도 안된지금은...
앞으로 살면서 그곳이 많이 그리울것 같다.


여행이란... 삶의 아무런 상황도 바꾸어 줄수는 없지만...
상황을 받아들이는 사람을 바꾸어 줄거라 믿는다.

나에겐 보석과도 같았던 3주간...
내가 길위에서 앞으로 전진을 했는지... 혹은 그자리에 그대로 서 있었는지...
그것도 아니면 다시 뒤돌아 섰는지는 모르겠다. 살아가다 보면.. 내 삶이 증명해주겠지.

간디박물관에서 본 간디의 한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My life is My message"

나마스떼 인디아, 단야밧 인디아...

<3주간 나를 책임져준 배낭을 메고_태국_카오산로드>
Posted by Esther